기고 / 이창근- 한국지역발전센터원장, (전)서울대교수

▶ 2017년 말 기준 주민등록인구 23만5천명,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18위

2015년 말 기준 지역내총생산(GRDP) 3.19조원,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24위

2016년 말 광업‧제조업 유형자산연말총액 기준 2,225억원,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27위

2016년 말 기준 재정자립도 53.8,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7위

이상은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하남시 주요 경제지표의 순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풍산지구, 미사지구, 위례지구 등의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외부 인구유입으로 하남시의 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였으나, 여전히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중간 순위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역소득 수준을 대표하는 GRDP의 경우는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하위권에 속한다. 지역경제 성장의 한 축인 지역의 자본 수준을 대리하는 광업‧제조업 유형자산연말총액의 경우에는 순위가 더더욱 처진다. 다만 재정자립도의 경우는 경기도 31개 시군구 가운데 상위권에 위치하여 마치 하남시의 재정이 매우 건전하다는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마저도 하남시의 자체수입 내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취등록세가 일반회계 세입의 절반 이상인 57.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대규모 택지개발에 따른 부동산 분양 및 매매 거래 등에 따른 일시적인 세입 증가일 뿐,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세입 기반이 확충된 것이라 볼 수 없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2016년 말 하남시 전체 사업체수 기준 생계형서비스업(도소매, 운수, 숙박 및 음식, 부동산 및 임대)이 차지하는 비중은 63.5%에 이른다. 2016년 말 하남시 전체 종사자수 기준 생계형서비스업(도소매, 운수, 숙박 및 음식, 부동산 및 임대)이 차지하는 비중도 50.1%로 과반을 넘고 있다. 이는 하남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할 때 현재의 산업구조는 그만큼 취약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역경제 성장을 뒷받침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투입요소인 지방정부의 재정지출 구조도 하남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의문을 가져온다. 2016년 말 기준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의 기능별 재정지출 구조를 살펴보면 투자적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하남시는 전체 재정지출 가운데 70.3%에 불과하다. 반면 향후 하남시가 벤치마킹할 만한 경기도 내 기초자치단체인 고양시의 경우는 투자적 지출 비중이 74.8%에 이른다.

하남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과 관련하여 우리가 주의를 기울여 살펴야 할 부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통의 기초자치단체들은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도시기본계획을 마련하여 장기 발전방향을 제시한다. 이미 상당수의 기초자치단체들이 2030 도시기본계획을 마련하여 발표하였다. 앞서 언급한 고양시의 경우에도 이미 지난 2016년도에 2030 도시기본계획을 마련하여 “신한류와 창조문화의 중심, 평화통일특별시”를 지향하는 고양시 장기 발전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하남은 여전히 지난 2014년에 발표한 2020 도시기본계획에 머물러 있다. 한마디로 시대에 뒤쳐져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당시 2020 도시기본계획에서 하남시는 서울의 부도심으로서 첨단업무 및 벤처산업 집적을 표방하였다. 또한 지역경쟁력 강화를 위해 서울의 물류 기능을 흡수하고 상업형 물류 유통 거점 기능 강화를 목표로 내세웠다. 더욱이 하남시가 위치한 사통팔달의 지리적 이점을 전략적으로 최대한 살려 공간구조 구상 및 토지이용 계획에 물류용지 활용 관련 내용을 포함하였다. 그리고 저탄소 녹색 성장, 녹색 주거 단지를 지향하였다.

하지만 작금의 상황은 어떠한가? 과연 2020 도시기본계획의 장기 발전방향과 목표대로 자족기능 확보를 통한 하남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IT, BT, NT 등 첨단산업, 지식기반산업, 문화콘텐츠산업 등을 얼마나 유치하였는가? 판교테크노밸리와 같은 산업의 집적경제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노력을 얼마나 기울였는가? 하남시의 문화, 역사자원을 토대로 관광루트를 개발하여 국내외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하였는가? 에너지 절약 네트워크와 저탄소 녹색 주거 단지는 얼마나 구축되고 건설되었는가?

더 심각한 문제는 이미 하남시 2020 도시기본계획에 물류유통단지 건설을 자족기능의 일환으로 포함하고 있지만, 지금 현실에서는 이현재 국회의원, 오수봉 전시장, 김상호 시장 모두 신세계의 첨단온라인물류유통센터 건설 계획을 반대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이나 신뢰성 차원에서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 확정되고 승인된 하남시 2020 도시기본계획의 법적 당위성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14년 발표된 하남시 2020 도시기본계획의 장기 발전방향과 목표, 그리고 同계획의 수립과 추진 등 현재의 제반 상황과 관련하여 관련 기간에 해당하는 하남시의 위정자들, 이현재 국회의원, 이교범 전시장, 오수봉 전시장, 그리고 하남시의 현재를 책임져야 할 김상호 시장은 이에 대해 시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외부 인구 유입에 따른 하남시의 인구증가에도 불구하고 GRDP, 산업기반 및 구조, 재정지출 등 주요 경제지표가 경기도 내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데 대해서도 시민들에게 해명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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