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 이창근- 한국지역발전센터 원장 (전 서울대 교수)

 

  경제정책 실정, 부정비리 의혹,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 1심 판결 등 연일 정부여당 발 악재가 빗발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대변하듯 구정을 전후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민주당과의 격차를 8.1% 포인트 차이까지 좁혔다. 여기에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대권주자의 전당대회 출마선언에 따른 기대감도 반영되었다. 그간 자유한국당에는 차기 주자가 없다는 인식이 지지율 상승에 걸림돌로 작용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전당대회를 계기로 대권주자들의 전면 등장이 보수 뿐 아니라 중도 진영에서조차 자유한국당을 다시 한 번 더 들여다보게 한 것만은 분명한 듯하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의 고질병인 오만과 당심(黨心)은 온데 간데 없고 나만 한번 더 금뻇지 달면 된다는 이기심이 도진 것일까?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의 간판을 뽑는 중차대한 선거룰을 정함에 있어 정당한 절차가 생략되었다.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과 어떠한 사전 룰미팅도, 사전 예고도 없이 일방적으로 선거룰을 발표하였다. 특정 후보에 유리한 선거룰이란 문제제기가 나온 것은 당연하다. 미북회담 일정과 겹친 전당대회 일정 연기와 관련해서는 재고의 여지가 없었다. 당 선관위를 둘러싸고 벌써부터 공천보장, 특정인을 염두에 둔 전당대회 등의 각종 흉흉한 소문이 나오는 것도 자유한국당 스스로 문제를 초래한 듯하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자유한국당의 2016년 총선패배의 단초를 제공한 진박(진짜 친박)이라는 구태 논쟁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이에 더하여 배박(배신한 친박)이라는 새로운 프레임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지지율 좀 올랐다고 자유한국당 스스로 자중지란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자유한국당의 미래 비전과 정책으로 치열하게 경쟁하는 장이어야 한다. 국민들의 삶은 날로 고달프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정부여당의 사회민주주의 경제정책에 지쳐가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균형을 원한다. 그래서 정부여당의 독주에 견제를 해 주기를 바란다. 자유한국당의 전당대회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기대를 줘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정부여당의 소득주도성장의 모순, 친노조 일변도의 정책, 민생경제 실패, 탈원전 에너지 정책, 손혜원 의원 파문 등 각종 부정비리 의혹, 드루킹 재판 결과 김경수 지사 구속 등 대형 부정적 이슈들은 차고 넘친다. 앞으로 더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자유한국당이 국민 앞에 제대로 서지 못한다면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대한민국 제1 야당에 대한 기대를 거둘지도 모른다. 민주당의 주장대로, 희망대로 20년 집권이 가능할 지도 모른다. 이에 따른 피해는 지금도 미래도 온전히 국민들의 몫이 되고 만다. 자유한국당이 제 1야당으로서 당의 가치를 정립하고 국민 앞에 온전히 서야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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