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 이창근- 한국지역발전센터 원장 (전 서울대 교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현재 경제 상황이 위기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얼마 전 정태호 청와대 일자리 수석은 고용성적표와 관련하여 희망적이라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또한 우리나라 경제가 성공하고 있다며 경제낙관론을 고집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4분기 최종 경제성장률은 –0.4%를 기록했다. OECD국가 중 단연 꼴찌다. 국제경기가 아무리 둔화되었다고 해도 OECD 22개국 평균 경제성장률이 0.5%인 것을 감안하면 분명 심각한 상황이다. 심지어 노무라 증권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2%도 안 되는 1.8%로 전망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이 평가한 국가경쟁력 순위에서도 우리나라는 28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14위에 당당히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태국은 순위가 다섯 단계나 상승하며 25위를 기록했고,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무려 13단계 상승하며 26위에 올랐다. 이들 나라들이 우리나라보다도 국가경쟁력에서 앞섰다는 얘기다. 말레이시아마저 22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의 호랑이가 종이 호랑이(?)로 몰락할 지경이다.

문제의 핵심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왜 추락했는지, 그 원인에 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은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추락의 핵심원인으로 경제성과 미흡, 노동시장의 경직성, 그리고 정부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정확한 진단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경제학의 기본원칙, 즉 경제성장 전략의 양대 축과는 거리가 먼 난데없는 소득주도성장이란 미명하에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서부터 주52시간 근무에 이르기까지 온갖 정책들을 밀어붙였다. 하지만 이들 정책은 오히려 저소득층, 자영업자에게 융단폭격을 가한 꼴이 되어버렸다. 이 뿐이 아니다. 반기업 정서, 탈원전 정책, 부동산 과표 현실화에 따른 모든 부동산의 공시지가・공시가격의 급격한 인상, 3기 신도시 발표 등은 경제 전반의 경기침체와 경제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졌다. 경제성과가 미흡하다는 진단은 당연한 결과인 것이다. 어디 경제성장률 하락뿐인가? 올해 들어서는 설비투자, 건설투자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고용성적표는 더 말해서 무엇 하겠는가?

노동시장의 경직성! 민노총 앞에 공권력이 무참히 무너진 현실은 국민들이 너무나 잘 안다. 이제는 급기야 양대 노총끼리의 싸움에 그들이 그토록 주장하는 노동자들의 이익마저 훼손되고 있다. 심지어 기업 일선 현장에서는 파업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일을 했다는 이유로 적(?)으로 간주하고 구타까지 했다. 그야말로 공권력을 무참히 짓밟고 무력화시키는 것 외에 이제는 노조 집행부의 일선 직원들에 대한 보복마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소위 촛불혁명으로 탄생했다고 자부하는 그들의 친노조 정책의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두 번째 진단 역시 정확하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비효율성!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개혁은 실종됐다. 오히려 공공부문은 비대해졌다.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한 공공기관 방만경영 근절, 부채감축, 성과연봉제는 이미 실종됐다. 박근혜 정부에서 약 20조 이상 감소한 공공기관 부채는 어느새 다시 늘어 500조를 돌파했다. 공공기관의 당기순이익도 2017년 말 대비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1/7 토막이 났다. 급기야 대표적인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은 작년에 적자로 돌아섰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마찬가지이다. 국민건강보험 재정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이 상황에서도 정부여당의 경제정책 기조가 바뀔 리는 만무하다. 오히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가채무비율을 국내총생산의 45%까지 늘리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도대체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수석, 그리고 경제컨트롤 타워라고하는 경제부총리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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