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회 위원장

 언론의 생명은 객관적 보도에 달렸다. 기본적 사실이 확인이 안 된 보도는 언론의 신뢰를 깨고 결국 언론의 존립마저 흔든다. 반대로 그만큼 주관성을 빼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주관성의 좀 더 근본적 원인인 웩더독(wag the dog) 보도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는 개가 꼬리를 흔드는 게 아니라 꼬리가 개를 흔드는 상황을 빗댄 말이다. 즉 취재를 바탕으로 보도 방향을 설정하는 게 아니라 기사 방향을 미리 정하고 있는 사실을 끼워 맞추는 보도이다.

일례로 지난 5월31일 조선일보의 ‘김영철은 노역형, 김혁철은 총살’이 전형적 웩더독 보도이다. 기본적 사실도 확인이 제대로 안 된 채 익명의 북한소식통의 입만을 빌려 보도했다. 19세기 초반 미국의 언론은 이처럼 주로 정파성과 주의주장이 강한 신문이었다. 주장에 급급해 사실마저 왜곡하는 기사를 썼다. 때문에 신문은 길거리에 뿌려질 뿐 돈을 주고 읽는 독자는 적었다. 독자가 줄고 있는 신문이 고민해봐야 할 대목이다.

정치권에도 웩더독 정치가 있다. 상대방을 깎아내리고 자신을 홍보키 위해 사실을 마음대로 재단하는 정치를 말한다. 한미 정상의 대화를 무단 유출한 강효상 국회의원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알권리와 굴욕외교로 공세를 폈다. 그러는 동안 강의원에게 정보를 넘긴 외교관은 파면됐고 검찰에 고발되는 고초를 겪게 됐다. 앞으로 한국 정상과의 긴밀한 대화를 외국 정상이 꺼려할 것이다. 자신의 말이 약속을 깨고 언론에 흘러나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개의 꼬리가 개를 흔들듯 한 외교관의 인생을 흔들어 땅에 떨어뜨렸고 외교와 국익을 뒤흔들어 곤란에 빠뜨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강의원은 외교채널을 빙자해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판문점 회동은 어렵다고 전해 다시 한 번 국민을 혼란에 빠뜨렸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자 한마디 사과도 없다.

이같은 웩더독 정치로 인한 혼란의 피해는 지역에서 더 크다. 지난 5월27일 하남에서 주최된 토론회에서 박순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은 지하철5호선의 내년1월 개통에 대한 확답을 차관에게 받았다고 전했다. 이현재 의원이 주장했던 올해 12월 개통보다 한 달 느린 개통이다. 하지만 실제 토론회에서 국토부 김희수 국장은 내년 4월 개통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는 서울시와 하남시, 경기도 등이 이미 확인한 사실과 일치한다. 어떠한 근거로 1월에 조기 개통이 가능한지에 대한 입장은 나오지 않았다. 이전까지 올해 12월 개통 주장으로 인해 많은 시민 분들이 혼란스러웠는데 다시 내년 1월설로 혼란의 불씨를 지폈다. 만약 일부러 하남시민이 듣기 좋은 말을 꾸며 하는 게 아니라면 최소한의 설명을 해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다면 혼란만 자초한 셈이다.

황산에 위치한 열병합발전소의 배치 결정 과정에 대한 잘못된 사실도 지역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본디 열병합발전소는 풍산동에 추진되다 이의원의 주도로 황산으로 이전됐다. 이는 이의원이 2013년3월27일자로 배포한 보도자료에 나오는 내용이다. 부제에는 ‘수십회 관계 부처에 요구하여 관철시킨 이현재 의원의 끈질긴 노력이 이뤄낸 쾌거’라고 적혀 있다. 첨부된 <하남 열병합시설 위치변경 및 용량 축소 추진 주요일지>에서 이의원이 주도한 이력이 복수로 확인된다. 이제 와서 지금의 배치가 이의원의 주도적 노력의 결과가 아니라고 부인한다면 보도자료는 허위사실 유포가 된다. 하남시에게 전적으로 책임을 돌린 자유한국당 소속 시의원에게 정확한 사실을 전달키 바란다.

하남의 패션단지 사업으로 인한 혼란의 피해도 이제 중단돼야 한다. ‘이 의원의 공약사업이라서 길게 끌어 왔다’라는 하남도시공사의 말이 사실이더라도 용인키 어렵다. 지난 6년 동안 불필요한 행정력이 낭비됐기 때문이다. 애초 패션협회의 채무보증요구와 이례적인 수익배분은 자금조달책임은 안지고 이익에 대해서는 최대한 많이 가져가려는 협회의 무리한 요구를 함축하고 있다. 사업비 전액을 민간자본에서 100% 조달한 H1 프로젝트나 출자금 대비 수익금에 있어 공공비율이 더 큰 다른 민관합동사업과도 차이가 난다. 즉 무리한 요구라는 게 명백했던 만큼 사업의 초기단계에 불가라는 의견을 냈어야 했다. 계속 시간을 끌다 시민들에게 혼란만 키웠다.

근래에는 투데이광주하남에서 <미사 호수공원> 물놀이장의 일시폐장과 관련 한 정치인이 자신의 SNS에 "수질문제"라고 알리면서 혼선이 일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곧 <미사 호수공원>의 일시 폐장은 수질문제가 아니라 한 초교생의 구토에 따른 것이라고 밝혀졌다. 하남에서 정치인의 입을 통해 시민의 혼란을 자초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1830년대 미국 언론은 객관주의 보도를 생존의 문제로 보고 최소한의 사실을 담는 페니신문을 등장시켰다. 이로써 길거리에 뿌려지는 신문이 아닌 독자가 정보를 얻기 위해 주머니에서 동전을 꺼내 사서 보는 신문이 됐다. 대중적 신문의 최초 등장으로 이후 최대한의 사실을 담아야하는 언론의 시작점이 됐다. 이는 시민을 대의하는 의원에게 더욱 강조되는 덕목이다. 단지 최소한의 사실이 아닌 최대한 사실에 근거해 입을 열어야 한다. 그래야 그 가벼운 입이 정치를 흔들고 하남시민을 흔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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