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최종윤- 더불어민주당 하남지역위원회 위원장

 위대한 복서 중의 한명인 마이크 타이슨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 하나씩은 갖고 있다. 처맞기 전까지는.’ 종이 울리고 인생이라는 무대에 올라 우린 학업, 대학, 취업, 결혼, 육아 등 어느 것 하나 쉬울 게 없는 난제들을 끊임없이 맞닥뜨리며 산다. 잠들기 전 세운 다음날의 소박한 계획조차 아침이면 쉽게 무너지고 아침에 예상한 오후의 결제 대금조차 빗나가기 일쑤다. 하루를 마치면 잽과 핵주먹에 너덜너덜해진 몸을 침대에 뉘이고 잠시 쉴 수 있을 뿐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는 인생처럼 맞지 않는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지난 6월 특별 추계를 내놓았는데 30년 뒤에는 서울과 경기를 비롯한 14개 시·도 학령인구가 30% 급감한다는 전망이다. 전체적인 흐름은 맞다하더라도 이는 시도 단위 권역별 추계이기에 지역마다 상황이 다른 시·구·군으로 내려오면 맞지 않기 일쑤다. 현재 과밀학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미사강변도시가 단적인 예이다.

지난 4차 당정협의에서는 과밀학급 해소방안과 하남교육지원센터 설치 등을 논의했다. 이날 배석한 하남시 학부모 연합회장님과 임원진 분들은 학령 인구추계에 대해 신뢰키 어렵다고 피력했다. 교육청의 연구 용역이나 교육부 컨설팅 결과 등에서 잘못된 인구 추계를 가정할 수 있다는 우려였다. 하지만 그나마 다행스럽게 초등학교 2개소 및 중학교 1개소가 신설돼야 한다는 결과가 잇따르고 현재 부지 확보 방안이 검토 중이다.

곧 있을 경기도-민주당 당정협의회에서 미사지구 신설 중학교 설립을 위한 부지 매입비용 약 280억원(조성원가 기준)을 경기도 교육청이 지원하는 방안이라든가 아니면 관계 법령에 따라 무상으로 사용하는 방안 등이 조속히 성사되길 바란다.

학부모 연합회의 질의 중 원도심 공동화현상에 따른 학생 수 감소에 대한 지적도 인상 깊었다. 이는 하남시와 같이 성장하는 도시의 민낯이기도 하다. 신도시에는 학생이 많아 학교 신설이 급한데 원도심은 인구가 줄어 심하면 폐교까지 걱정하는 판국이다. 가까운 선례로 인천 청라지구가 있다. 결국 원도심 학교의 통폐합 없이 신도시 학교 신설이 결정돼 다행이었지만 아직도 원도심과 신도시간에 조화는 숙제로 남았다.

도시공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신도시와 원도심의 상생이 결국 서로를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부산에서는 원도심에 기업이 들어서면서 자족도시로서 재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인천의 경우 원도심 균현발전 사업을 모티브로 전체적인 부동산 시장의 침체를 돌파해내고 있다. 아울러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원도심과 신도시간 이동시간이 20분 이내라는 점을 고려해 중고등학교들 간에 편제를 소위 ‘빅딜’하는 방안도 있다. 물론 이는 이동이 용이한 스쿨버스 및 마을버스라든가 학교별 명확한 인센티브 등이 전제됐을 때만이 검토될 수 있다.

과밀학급 해소와 과소학급 해결 방안 외에 학부모 연합회가 질의하신 하남교육지원센터 설치 등에 대해서는 10월25일 준공되는 청소년 수련관을 하남교육지원센터로 위치를 확정키로 했다. 다만 준공 및 인테리어 기간을 감안해 남한중학교 또는 종합운동장의 장소를 임시로 사용키로 하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앞으로 학교 건립 예산 확보와 부지 확정 등의 상황을 설명회를 통해 학부모 연합회 및 학교 운영위원 분들에게 전달키로 했다.

학교를 신설하고 하남교육지원센터를 설치하는 등의 규모의 변화가 양질의 교육으로 이어져야 그 의미가 살 수 있다. 근래 서울에서만 8개의 자사고 지정이 취소됐고 경기도에서도 한 곳이 재지정에 탈락했다. 교과과정의 80% 이상을 대학수학능력시험 과목에 편성해 운영했던 탓이다. 특성화고의 시초격인 외고만 보아도 본디 외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국제적 인재를 육성한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명문대 진학에 열을 올린 역사가 깊다. 하남의 학생들이 입시 여부를 포함해 하남에서 충분하면서도 다양화된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남교육지원센터가 그 역할을 맡아주시기를 기대한다.

우린 밤이 되면 그럴싸하지 않아도 또다시 계획을 잡고 아침을 맞이한다. 통계청의 예측이 불확실하고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매번 틀리더라도 인터넷을 검색하며 다시금 하루를 설계한다. 인생의 설계를 하나씩 배워나가는 학생들이 하남이라는 터전에서 학급이 모자라 콩나물처럼 빼곡 앉아 수업을 듣다 어느새 입시라는 전쟁터에 내몰리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또 애정 어린 학교가 문을 닫아 사라져 추억도 함께 사라지는 일이 하남에서 일어나질 않기를 바란다. 변화하는 하남에는 연합회와 같은 하남시민 여러분의 애정 어린 관심을 바탕으로 예측의 실패를 만회하고 좋은 교육의 터전을 만들어갈 기회가 아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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