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 / 이창근- 한국지역발전센터 원장 (전 서울대 교수)

 이제 총선까지 불과 8개월 여 남짓 남았다. 하지만 여느 선거와 마찬가지로 내년 총선 역시 총선 180일 전부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총선에 출마하려는 자는 총선 180일 전부터는 언론 기고나 방송 출연 등을 제한받기 때문이다. 그만큼 유권자들도 자연스럽게 누가 출마를 준비하는 지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를 시작하는 첫 칼럼으로 필자는 21대 국회의 새 출발을 새 인물에서 찾아야 한다고 썼다. 특히 하남시의 여러 정치, 경제, 사회적 여건을 고려할 때 하남시의 새로운 출발, 도약을 위해서는 더욱 더 필요하다. 이즈음해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았다. 정치인과 정치모리배의 차이는 무엇일까?

모리배는 국어사전에 정확히 온갖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만을 꾀하는 사람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그럼 정치모리배는 말 그대로 작게는 지역과 지역민, 크게는 국가와 국민, 즉 민생을 위한다는 탈을 쓰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치권력을 이용해 오직 자신만을 위하는, 본인의 이익만 꾀하는 정치인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현재까지도 하남의 정치판에서 우리는 정치인이 아닌 정치모리배를 봐오고 있을 수 있다. 가령, 불법정치자금 수수는 물론 직권남용, 부정청탁, 채용비리, 그리고 제3자 뇌물수수 등 온갖 비리의 온상이 바로 하남이다. 더욱이 일부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에 더해 하남은 정치인이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신뢰와 의리가 바닥에 떨어진지 오래다. 아마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아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리라 생각한다. 설상가상으로 하남의 정치인이 분명히 지향해야 할 가치, 즉 목표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다보니 매사에 임기응변식 대응으로 하남의 발전은커녕 계획 없는 난개발을 조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많은 시민들이 지적해온, 하남의 관문으로 위치 변경하여 들어선 열병합 발전소! 이를 가리기 위해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건설되고 있는 열병합 발전소 앞의 오피스텔 건물들!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더 이상 하남에서 정치모리배가 아닌 정치인이 필요한 이유다.

정치인은 자신이 맡은 바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에 더하여 유권자들의 민원에 대해서도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유권자가 민원을 제기하는 그 순간에만 표를 의식해 고개를 끄덕이며 알았다고 하는, 말 그대로 그때뿐이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또한 여기서는 이 말하고 저기서는 저 말하는 ‘그때그때 달라요’ 식의 자세 또한 안 되는 것이다.

정치인은 비전 뿐 아니라 미래도 있어야 한다. 미래가 없는 정치인에게 지역의 유권자들은 지역의 발전을 기대하기도 힘들뿐더러 자신들의 미래 또한 믿고 맡길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정치인 혼자가 아닌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정치인의 미래는 대의민주주의 사회에서 유권자에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인은 의리가 있어야 함은 물론 신뢰가 가야 한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친구 관계에서도 의리를 얼마나 중요시 하는가? 또한 서로의 관계 발전에 있어서도 신뢰를 가장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는가? 의리와 신뢰는 흔히 사회적 자본이라고도 일컬어 질 정도로 중요하다. 그렇기에 정치인의 의리와 신뢰 없음은 작게는 정치인이 속한 정당에서부터 크게는 지역 사회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살아가고 활동하는 공간 전체를 서로 불신하고 시기하게 만든다. 정치인 그 자체 뿐 아니라, 정치인에 의한 행위들은 그만큼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의리가 없고 신뢰를 잃은 정치인은 언제나 땜질식 처방으로 즉흥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모든 관계에 있어 깊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제는 우리 하남도 정치모리배가 아닌 진정한 정치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게는 하남을 위해, 더 나아가서는 국가를 위해 제대로 된 정치인을 우리 유권자들이 소중히 여기고 키워야겠다는 결단을 내려야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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