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 무 영

한번 권력을 잡으면 재집권을 위해 온갖 노력을 하게 된다. 그런 끝이 보이지 않는 욕구에 가려 무리수나 자충수를 두게 되면서 몰락해 버리기도 한다. 이번에 총선에 압승한 여당 대표가 공언한 20년 집권을 해야 한다는 욕구의 실현이 눈앞에 온 것 같다. 그들은 재집권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앞으로 2년 동안은 여당이 입법부와 행정부를 동시에 지배하는 구조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었다. 그런 결과에서 그들은 재집권이 눈앞인 양 의기양양하다. 어느 국회의원이“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보여 주겠다.”고 호언장담한다. 문제는 그 말에 반색하며 동조하는 자기편 의원들도 꽤 많이 있다는 것이다.
 

국회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은 독립된 입법기관이다. 국회의원 180명과 동조 세력을 합하면 190석 이상도 될 수 있는 막강한 여당세력으로 구축된 현실에서 그들의 재집권욕은 허구만은 아닐 것이다. 현 세력, 즉 진보의 장기집권은 결국 보수의 퇴조를 의미한다. 20년 집권론을 외치고 있는 여당 대표는“극우 보수 세력을 완전히 궤멸시켜야 한다. 다시는 이 나라를 농단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궤멸시켜야 한다.”면서 한 걸음 더 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 보수세력, 즉 보수야당이 구심점을 잃고 계속 흔들리기 때문에 여당이 마음 놓고 20년 집권 계획을 논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것은 보수야당의 존재의식이 미미하기 때문에 더욱 그런 얘기가 나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진보세력은 그들의 바람대로 향후 20년 동안 국민의 지지를 계속 받을 수 있는 역량과 전략을 갖추고 있는 것일까? 이와 관련해서는 진보 측 인사들 모두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건전한 비판과 대안을 내세울 수 있는 야당이 있어야 여당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와 같이 생물인 정치가 국민적 지지를 얻어 차기 집권을 하려면 자신들을 돌아보는 반성과 보수와의 협치를 통한 국민대통합 등의 숙제를 풀어가야 가능해진다.

현 집권세력, 즉 586세대는 독재에 대항하던 민주화 투쟁의 속성을 그대로 답습하면서 곧잘‘정의와 공정’을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정의를 강조하면서 정작 그들은 그에 반하는 행동으로‘내로남불’을 만들어 내고 서슴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심에 많은 국민들이 동조하고 있다. 물론 아직은 그 같은 비리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단계는 아니지만, 상식적 차원에서 국민적 공감과 공분을 사고 있는 자체가 문제가 된다.

그것은 비리를 저질렀다는 사실보다 그런 상황을 설명하고 처리하는 방식에서 더 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는 점이다. 정의의 기준을 넘어 비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부인 하는 것을 넘어 아예 비리를 옹호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운동권들이 어느새 사회의 주류가 되어 권력을 잡은 결과에 의한 과거의 습속이 정권운영에 그대로 반영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운동권은 과거 독재에 저항하면서 생긴 민주화운동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자기들 나름대로 세웠던 정의의 기준을 무시하면서 필사적인 방어와 반격을 마다하지 않는 행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번에 붉어진‘정의연’사태만 보더라도 그렇다. 이는 진보 시민단체 출신들이 당․정․청에 대거 포진하면서 시민단체와 정권의 회전문 공생관계에 의한 운동권 블록의 생존 비결이 고정 되면서 국민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현 정권의 장기집권을 위해서는 정치적 진화와 함께 진보세력의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다. 현재와 같이 주사파와 NL이 당․청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언젠가 백일하에 그 실체가 밝혀져 국민적 지지를 얻기가 쉽지 않아진다. 따라서 집권당의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586세대의 교체가 우선되지 않으면 차기 집권도 힘들 지경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미 50대 중반을 넘어가는 그들은 그 아래 세대의 비판과 반발을 감당하기가 힘들어진다. 과거의 그들과 같이 운동권의 생태와 특히 민주화 투쟁경험이 일천한 차기 주자들이 자기이해 관계에 충실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지금의 장기집권론 분위기가 일시에 뒤집어질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현재와 같은 대북 저자세와 감싸기, 내로남불이 전제된‘아니다’와‘모르쇠’가 일관되게 지속되는 것도 모자라 맹목적인 옹호가 남발되는 한 국민적 지지를 받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나름대로 자기반성이 전제된 산적한 숙제를 명쾌하게 풀어 가지 않는 한 그들의 욕구는 허공의 메아리가 되기 십상이다. 아무리 보수세력의 힘이 빠져 있다 해도, 아직은 50%에 가까운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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