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미래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무영

오래전에 작고하신 소설가 김유정님이 하남에 거주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남문화원에서 주도적으로 발굴한 이 사실은 하남의 문화와 접목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는 한국 근대 소설의 아버지라 불리고 있다. 1908년 춘천에서 태어나 1937년에 29세의 나이로 요절한 소설가로, 1935년 소설‘소낙비’로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면서 공식적으로 등단했다. 그 후 1937년까지 2년여 동안 폭풍 같은 작품 활동으로 천재 소설가로서의 참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는 1930년대의 농촌 현실, 궁핍한 모습을 특유의 해학과 웃음, 순박한 토속 언어로 풀어 낸 문단의 보물이다.

중요한 사실은 1934년부터 현 하남시 상산곡동에 있던 누님 집에 들어와 살면서 1937년 폐결핵으로 요절한 직전까지 2년여 동안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하면서, 30편의 소설과 2편의 번역소설, 12편의 수필과 편지 5통을 남겼다는 사실이다. 등단 전 1933년‘산골나그네’와‘총각과 맹꽁이’를 제외하고 요절할 때까지 하남에서만‘소낙비’를 필두로‘만무방’‘봄 봄’‘동백꽃’등 30편의 소설을 요절 직전 2년여 동안 집필하는 등 왕성한 창작욕을 불태웠다. 따라서 김유정님의 작품 활동은 하남시와는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지금은 중부고속도로 건설로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하남의 산천을 벗 삼아 살아 숨 쉬는 생동감 있는 언어로 시골마을의 풍경과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의 순박하고 진솔한 삶을 그리는 인간미 넘치는 작품이 특징이다. 춘천에서 갑부의 집 아들로 태어나서 곡절 있는 삶을 살다가, 하남으로 들어와 3년 동안 살면서 마치 죽음을 예견이나 한 듯 믿기 어려울 만큼 왕성한 집필 활동으로 수많은 작품을 남기고 떠났다.

춘천시에서 경춘선에‘김유정역’을 만들고 생가를 복원하는 등 김유정을 기리고는 있지만, 하남시에서 주도적으로 작품 활동을 한 김유정님에 대한 하남시의 의미는 남다르다. 따라서 이런 사실을 부각하여 하남시의 문화발전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할 법하다. 하남문화원에서 김유정님이 하남시에 남긴 의미에 대한 포럼 등을 개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음은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기회에 하남시 문화발전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먼저 문화발전의 장기비전 구축을 통한 전문성과 문화역량 확보로 지역문화의 정체성 구축을 우선해야 한다. 그 실현을 위해서는 문화가 생활이라는 개념 확보와 공공 및 민간차원의 수요창출을 통한 환경조성에 힘써 우리 주변의 일상생활과의 연계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시민 누구나 경제적, 시간적, 공간적 부담 없이 문화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생활밀착형 공간 확보 및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와 플랫폼 구축을 통해 하남시와 연관된 각종 문화현상을 발굴한‘하남문화지도’완성을 통한‘문화도시 하남’을 구현하는 데 힘써야 한다.

국가와 지역적인 역사의 깊이와 확장성에 따라 문화발전은 비례한다. 문화는 한 사회의 정신적, 물질적 발전 상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주로 정신적이거나 지적이고 예술적인 산물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문화가 개인, 집단, 종족의 총체적인 생활양식으로 정의되고 있기에 더욱더 그렇다.

비록 하남 출신은 아니지만, 하남의 산천을 벗 삼아 누구보다 많이 집필한 김유정님의 흔적을 찾아 공공지원을 통한 데이터를 상세하게 만들어 이를 문화발전에 접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역사와 문화가 접목된 진정한 문화발전의 시도일 것이다.

하남문화원에서는 하남문화재단과 공동으로 올 12월에 김유정님을 통한 하남문화발전의 역사적 의미에 대한 포럼을 기획하고 있음은 하남문화발전에 대한 또 다른 도약을 기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남시민 스스로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시민과 함께하는 진정한 하남문화발전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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