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미래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 무 영

 

 가는 해는 아쉬움이고 오는 해는 희망이라 한다. 희망은 심신을 움직이는 활력소요 삶의 원동력이다. 산다는 것은 곧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다. 아침에 태양이 뜨면 온 천지가 밝아지고, 태양이 지면 아무리 달이 밝다 해도 어둠에 싸인다. 그래서 희망은 곧 인생의 태양이라고도 한다. 희망의 태양을 가진 인생은 밝고 활기차다. 그러나 희망의 태양이 꺼지면 인생은 곧 암흑으로 변한다. 우리 마음속에 희망의 태양이 솟을 때 비로소 삶에 활기가 넘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자년이 저물었다. 년 초에 ‘코로나19’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우리의 마음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고, 진보의 아이콘인 개혁열풍에 휩싸여 설왕설래로 보낸 한 해였다. 그 한 해를 보내면서 일찍이 겪어보지 못한 혼란과 혼돈의 나날을 보낸 것 같아 께름직함을 금할 길이 없다. 그동안 진보와 보수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개혁이냐, 개악이냐를 끊임없이 주장하며 이전투구로 한 해를 흘렸다. 밝아오는 새해 신축년은 부디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어렵게 태동한 현 정부의 마지막을 미봉책이 아닌 각고의 노력으로 레임덕을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러나 희망도 희망 나름이다.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편파적인 희망은 독이 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이번에 검찰개혁을 앞세워 검찰 옥죄이기를 주도한 사람은 어떡하든 그 걸림돌을 없애는데 희망을 걸었을 것이고, 주변에서 수족이 되어 준 사람들의 희망도 같았을 것이다. 그런 일그러진 희망은 결국 좌절을 안겨 줬고, 도리어 상대의 희망을 성취하게 해 준 결과를 초래하면서 일단 봉합이 된 상태이다. 따라서 생각여하에 따라 희망의 색깔도 바뀌게 되고 그 성취를 위한 욕구 또한 각양지색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진영논리 편 가름의 근간이 된 검찰개혁을 넘어 사법개혁으로까지 발전하려는 갈등은 개혁의 프레임에 갇혀 감당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개혁만 밀어붙이다가는 30% 대의 막무가내식 지지층의 둑이 무너질 수도 있고, 침묵하고 있는 20% 대의 중도층 또한 여론에 따라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그 결과로 권력을 지키기 위한 희망은 그 명분을 잃게 될 것이고, 국민의 편 가르기가 더욱 심화될 수도 있다. 거짓말을 일삼고 뻔뻔하고 무능하며 도덕 불감증과 무오류주의 정부라는 허울에 둘러싸여 있는 한 장기집권의 희망은 한 낮 꿈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

문정부가 집권한 이래 중요한 내치(內治)로 소득주도 성장, 급진적 최저임금제 도입, 24번의 부동산 정책, 탈 원전 정책 등을 이루어 내겠다는 그들의 희망이었으나, 그 중 어느 한 가지도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고, 외치(外治) 또한 대북 ․ 대일 ․ 대미외교의 혼선으로 국제적으로 고립돼 있는 등 국가적으로 혼란한 실정이다. 따라서 교수신문에서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택한 ‘아시타비’에서 벗어나 지금까지 제기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한마음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그것이 곧 현 정권의 존재가치를 가름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편파적인 희망은 독(毒)이 되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자신의 편향적인 생각에 너무 얽매이거나 주어진 환경이나 진영논리에 너무 집착하면, 현실을 냉정하게 보는 걸 방해하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희망의 바람이 동력이 되어 파멸적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무슨 일에서건 실패한 사람들의 실패 이유 중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바로 과도한 희망이다.

인간애에 뿌리를 둔 희망은 가슴속에 샘솟는다. 그러나 편향적인 집착이 앞을 가리면 희망의 색깔이 변하기도 한다. 희망은 ‘제2의 영혼’이라고도 한다. 희망은 곧 삶의 길과 같은 것이다. 그 길은 처음부터 생겼다기보다 사람이 다니면서 결국 생겨나게 된다. 그래서 희망을 곧 우리가 가야할 꿈이라 한다. 그런 꿈이 있는 한 이 세상은 도전해 볼만하다. 아름다운 꿈을 꾸자. 기형적이 아닌, 올 곧은 꿈을 꾸며 희망을 간직하자. 그런 희망을 간직하면 영원한 기쁨이 온다.

우리는 과거와 현실에서의 집착보다 미래의 희망으로 살아가야 한다. 정녕 마지막일 것만 같은 순간에도 새로운 희망이 움튼다. 어둠을 헤치고 태양이 어김없이 솟듯 희망은 항상 우리에게 주어진다. “모든 국민은 평등하다”라는 상식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는 희망이 있다. 그런 희망을 먹고 살아가자. 코로나19 또한 어김없이 지나간다는 희망을 품고 피폐한 우리의 삶을 헤쳐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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