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미래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 무 영

 

 도덕은 법에 우선한다. 도덕을 근간으로 그 위에 법을 세웠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도덕이 부모라 한다면 법은 곧 자식이라 볼 수 있다. 사람들은 법이 용서하거나 가벼운 처벌로 끝나면 다 끝난 줄 착각하면서 산다. 그러나 천만의 말씀이다. 법 위에 도덕이 있기 때문에 법적인 심판이 끝나도 도덕적인 심판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보통 법의 잣대 보다 도덕적인 잣대가 더 지엄하다고도 한다.

도덕은 인간이 지켜야 할 도리 또는 바람직한 행동기준을 말한다. 도덕성은 도덕적 행동이 습관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도덕적 가치에 대한 기준으로 보며, 좋고 나쁜, 옳고 그른, 잘못됨과 잘됨 등과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가치와 상황을 판단한다. 도덕은 외적 강제력을 갖는 법률과 달리 각자의 내면적 원리로서 작용하며, 또 종교와 달리 초월자와의 관계가 아닌 인간 상호 관계로 규정된다.

서양에는 기사도정신이 있고, 일본의 사무라이 정신이 있듯이,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선비정신이 있다. 고리타분하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선비정신의 기본 가치는 부끄러움을 아는 데 있다. 반드시 법에 어긋나지 않더라도 공정하지 않으면 삼가며, 남의 손가락질을 받을 일은 절대로 하지 않은 데 그 가치를 둔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일부 지도층 인사들이 일일이 열거하기도 부끄러운 후안무치(厚顔無恥)한 일을 태연하게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선비정신의 중요성을 떠 올리게 된다.

과거 수많은 외침에도 천년, 오백 년으로 나라를 유지했던 근간이 바로 선비 정신이었다. 물론 서로 생각이 달라서 당파싸움으로 이전투구(泥田鬪狗)처럼 하기 도 했지만, 그래도 한 나라가 수백 년을 유지하게 된 것은 바로 선비정신이 뿌리박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80년도 채 안 된 대한민국은 남북 분단을 앞세운 진보와 보수의 다툼이 점입가경(漸入佳境)으로 치닫고 있다. 도덕은 저 멀리 있고 오로지 진영논리를 앞세운 비판과 억지와 더 나아가 거짓을 일삼으며, 사과는커녕 자기 합리화에 열중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되는 게 요즈음의 세태이다.

물론, 현대라는 시대적 특성이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특히 정치권에서 근간에 자행되는 내로남불 행태를 보면서 선비정신이 더욱 더 아쉬울 뿐이다. 결코 하면 안 되는 수치스러운 짓을 하고도 태연하게 나 몰라라 하는 그들을 보면서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끼게 된다. 무릇, 국가를 이끌어가는 기본이 법이고, 그 법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도덕이 무너지면 국가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그것은 어느 정권의 차원을 넘어선 대한민국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다.

도덕과 양심이 살아있는 나라의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2차 세계대전과 유대인 학살 등 과거의 잘못을 전 세계를 향해 진심으로 뉘우치며 용서를 빌었고, 동․서독의 통일과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며 양심과 도덕이 살아 있는 사회, 겸손하고 검소하며 불의를 모르는 솔선수범 하는 지도자가 수많은 갈등을 해소하며 선진국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데 반해, 대한민국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우리는 왜 솔직하지 못한 것일까? 왜 잘못을 사죄하지 못하고 변명을 대기에 급급할까? 사실이 아닌 거짓말로 국민을 선동해 놓고 진실이 밝혀져도 아니면 말고 식의 뻔뻔함의 극치를 보여 주고 있는 지도자를 보면서 부끄러움을 금할 수 없다. 도덕 불감증의 결과라 하겠다.

이제부터라도 정권을 잡고 유지하거나, 정권의 심판에 진력하기보다 도덕이 살아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자신들의 권력 유지와 입지 확보를 위해 법에도 시비 걸고, 사람에게도 시비를 일삼기도 하면서 막말을 서슴지 않는 행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할 때다. 설령 반대하거나 비판하는 사람이 있어도 적폐대상으로 몰아가기보다, 그 이유를 새삼 살펴 왜 그럴까? 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여유로움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덕성을 근간으로 어느 한쪽만의 대통령이나 정부가 아닌, 국민 모두의 대통령, 국민 모두의 정부를 통한 국민 대통합을 이룩해야 할 것이다. 도덕이 살아있는 정의로운 나라! 우리 모두의 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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