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미래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 무 영

 사기라는 말은 사람을 속여 착오를 일으키게 하여 때에 따라 법적인 다툼으로 발전하기도 하면서 영어의 몸이 되기도 한다. 요즘“백신사기”라는 말이 심심찮게 나돌고 있다. 참 서글픈 일이다. 그것은 코로나19 백신확보에 관한 국민적 관심이 여러 가지 억측을 낳게 하고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백신을 미리 확보하지 못해 예약을 중단하거나 미루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백신확보에 대한 정부의 대응에 따른 국민적 실망과 안타까움이 큰 나머지 일어나는 일이다. 문제는 이런 환경에서도 문제의식을 직시하지 못하고 발뺌을 일삼는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만이 응집된 결과라 할 것이다.

아무리 K-방역이 성공적이라 자화자찬을 해도, 백신접종과 방역은 불가분의 관계임을 직시하지 못하고 백신확보의 절대 시간을 놓치는 잘못이 고스란히 국민에게 되돌아오기에 그 불안감과 불만이 가중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국민은 대통령이나 정부의 말에 속는 것만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지금 전 세계는 백신확보를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백신수급에 어떠한 차질도 없다”고 큰소리는 치고 있지만, 백신부족으로 접종이 연기되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사실,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사를 보낸‘K-방역’은 보건․의료직의 헌신과 희생 못지않게 우리 국민들의 이해와 인내, 자영업자들의 눈물과 희생의 바탕 위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나 막상 백신의 조기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그런 노력과 희생이 물거품이 될 염려마저 생기게 된다.

백신접종도 방역의 일환임이 분명한데, 요즘 백신수급에 실패가 훤히 보이는 데도 마치 방역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딴소리하고 있다. 한술 더 떠서 “아직은 백신이 필요 없다”“화이자는 비싸서 살 필요 없다”고 호언장담했던 사람을 방역 총괄 비서관으로 임명한 것은 오직 자기편만 챙긴 국민을 우롱한 무개념 인사라는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런 비판에 겨우 한다는 핑계가“그는 방역만 맡고 백신은 관계없다”고 한다. 백신이 곧 방역임을 간과한 말이다. 이렇게 방역과 백신을 따로 보는듯한 정부의 변명이 더욱 국민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한 방역 권위자는“방역은 백신접종에 따른 집단면역으로 완성되는 것이며, 치료제로 감염병이 종식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며, “K-방역을 자화자찬하는 사이에, 이제는 외국으로부터 백신 가난뱅이로 전락했다는 조롱을 받는 처지가 됐다”고 한탄했다. 정부가 능력이 안 되면 민간차원에서라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세계 각국은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마지막 단계로서 백신전쟁을 치르고 있다. 그 결과 백신을 제일 빨리 접종한 이스라엘을 비롯한 영국과 일부 국가는 마스크를 벗고 과거의 일상을 조금씩 회복해 나가고 있다. 우리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백신수급의 시기를 놓친 정부는 또다시 국민 탓을 하면서 국민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백신을 제때 구하지 못한 데 대해 국민에게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국민 탓만 하는 적반하장을 저지르고 있다. 그러는 동안 확진자가 1,000명을 넘더니 수그러들 줄 모르고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일상을 멈춰 세우는 거리 두기 4단계를 발령하는 등 특단의 조처를 하면서 자영업자를 비롯한 소상공인을 절망의 구렁으로 내몰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백신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리 국민의 현실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11월 집단방역을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총리의 호언장담이 반드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전쟁에는 꼼수가 통하지 않는다. 만약 국민의 생명을 꼼수와 맞바꾼다면, 그 결과는 너무나 자명해진다. 따라서 대선에 이용하기 위해 국민을 우롱한다는 모습이 보이면 4.17 재 보궐선거 결과보다도 더 비참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백신을 충분히 그리고 빨리 구하는데 문제없다”“백신자주권을 갖기 위해 노력하겠다” 고 큰소리만 치지 말고 백신 확보에 대한 문제와 실태를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밝히고, 국민들에게 이해와 도움을 구해야 함에도 아직 믿음을 갖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자국 중심의 백신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정복의 마지막 보루인 백신접종을 위해 범정부적 역량과 외교 및 민간 네트워크를 총동원하는 등 모든 국민이 함께 뛰어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 정복의 마지막 전투에서 최후의 승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백신전쟁과 대선과의 상관관계가 기우이기를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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