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하남방송부사장-김희중

  하남시가 가지고 있는 최대이점은 바로 지리적 여건이다. 이것이 호재인지 악재인지 수도권 1순위 배후도시로 낙점, 매력적인 지방자치 도시 완성의 꿈을 펼쳐볼 시간도 없이 신도시 개발로 지역의 정체성마저 위협받고 있다.

하남시의 지리적 여건은 미사리 선사 유적지와 백제 온조왕 초기 도읍지를 대표적으로 이성산성, 조선시대 향교 등 유구한 역사적 흔적들로 입증 되고도 남는다.

3기 신도시 교산지구는 백제의 초기 도읍지로 주목받을 만큼 빼어난 지리적 환경과 하남의 대표적 역사문화 랜드마크 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징적인 건축물이나 장소는 그곳의 정체성을 나타내고 그 시대의 단면을 보여주며 그 지역 사람들의 문화적 DNA를 보여주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윈스턴 처칠은 “건축물의 부산물로 만들어 내는 빈 공간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 그 공간은 또 다시 우리를 만든다”고 했다. 건축물은 소통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건축물과 사람은 떼어 낼 수 없는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삶의 일부가 된다는 말이다.

교산지구를 관통하며 흐르는 덕풍천 하류와 인접하며 비옥한 지대인 신장동과 덕풍동은 근대화시기부터 지금까지 원도심의 형태를 가장 잘 보여주는 도시이다.

교산 춘궁동과 신장 원도심만 보더라도 하남시는 충분히 매력적인 자연환경과 풍부한 역사문화 콘텐츠를 가진 곳이다. 그럼 하남시를 대표하는 장소나 역사적 건축물 또는 상징물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이 랜드마크 브랜딩에 시작이다.

어쩌면 이를 차분히 생각할 틈도 없이 자고나면 달라지는 급진적인 변화에 떠밀려 방향성을 잃고 헤매고 있는지 모른다.

2015년 기준 하남시 인구는 16만 7천명에서 2021년 현재 31만 2천명에 육박 불과 6년 사이 인구가 두 배 가까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정부주도 미사, 감일, 위례, 교산에 이르는 신도시 대단위 택지개발 사업은 엄청난 인구 폭발의 주범으로 주거, 교통, 환경 등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급격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대단위 택지개발 신도시 붐은 도시, 역사, 문화, 환경, 교육, 행정 등 변화의 급물살을 몰고오며 지역 정체성의 혼란까지 더해지는 과도기적 상황가운데 진정한 하남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이 사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몇배로 힘든 일이다.

“사람은 도시를 만들고 도시는 사람을 만든다”(최재천 교수)는 말처럼 조상대대로 수백 년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온 원주민 마을의 집단적 수용은 결국 유서 깊은 지역 향토사적 전통과 문화 패러다임의 새로운 교체를 예고하는 것이다.

역사 문화적 환경을 보존하고 지속가능한 하남다운 삶의 방식을 지키기 위해서 공존 공생을 최우선 가치로 개발속에 재정착율을 최대로하는 디테일한 대책과 노력만이 답이라 생각한다.

조상대대로 수백 년 삶의 터전을 이루며 살아온 원주민 마을의 집단적 수용과 더불어 지역의 전통 역사 문화를 보존하고 계승하는 자족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정말 과도한 전략일지 모른다.

피할 수 없는 숙명가운데 사람, 도시, 사회, 문화, 행정, 경제 등 현재 지방자치의 역할과 정당성에 비춰 얼마나 자족하는 하남 완성을 위해 곳곳에 녹아들고 있는지 또한 진정 자족하는 주체는 누구인지? 더욱 심각한 고민이 필요한 골든타임이다.

개발과 물질 만능주의에 가려 보이지 않는 소중한 정신적 가치들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보물이라는 것을 상기하며 ‘하남다움’이 하남시가 정체성 있는 미래 지역공동체로 나아가기 위한 열쇠가 되길 진심으로 소망한다.

급변하는 거대 도시로 구조화 또는 시스템화되는 가운데 공존, 협력, 공생의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 대안 있는 비판 수용과 추진을 위한 리더의 고민이 깊어지는 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그 곁에는 늘 시민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잊지 말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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