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민생경제연구소 운영위원장 김용춘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2018년 12월 19일 하남교산3기신도시 발표...

과거 정부는 서울집값을 잡겠다는 명목으로 과천, 인천계양, 남양주왕숙, 하남교산지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발표를 하였다. 그 결과 때문인지 요즘 아파트가격이 조금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듯 해 보인다.

3기신도시 발표초 과천과 하남교산지역이 가장 빠르게 사업이 진행되었으며, 사전분양을 통하여 조기에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매우 강하였다. 이에 사업시행자인 LH는 피수용자인 원주민들과 대화를 하기보다 밀어붙이기식으로 사업을 강행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하남교산신도시는 2020년말 기준 토지보상액을 산정하고 보상금 지급통지 및 협의요청을 하면서 매우 빠르게 보상업무를 마무리 하는듯 하였다. 그러나 당시 토지만 보상하였을뿐 건물등 지장물은 보상에서 누락시켰다. 지장물을 누락하고 토지만 서둘러 보상한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보상 관련 법률에 의할 경우 토지와 지장물을 일괄보상하는게 원칙인데 토지보상이 지급되고 1년가까이 지났으나 아직까지 건물등 지장물은 목록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보면 피수용자의 권익보호는 찾아보기 힘들어 보인다.

이에 반해 한참 뒤늦게 보상업무를 진행한 인근 남양주왕숙신도시의 경우 지금현재 토지와 지장물보상이 함께 산정되어 보상협의를 통지 한 상태이다. 결과적으로 남양주왕숙지구가 하남교산보다 더 빨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3기신도시 사업을 빨리하거나 천천히하거나 피수용자 입장에서는 별로 중요하지 않는듯 해 보인다. 보상만 잘 받으면 되기 때문이다. 이는 집주인이며 토지소유자 입장에서는 그럴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임차인 입장에서는 답답하고 불안하고 경제적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현행 보상제도는 건물 및 토지소유자 중심으로 되어 있어, 임차인에 대한 배려는 거의 없는게 현실이다. 토지소유자와 임차인을 비교하여 현행 보상제도의 문제점을 몇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토지소유자에게는 대토보상, 이주자택지 또는 협의양도인택지 공급외 다양한 간접보상이 주어진다. 이에 반해 식당등 영업을 하는 임차인에게는 영업보상과 생활대책용지 약 6평정도 매입할 수 있는 권리를 주고 있다.

토지소유자에게 주어진 간접보상 중 대토보상은 현금대신 토지로 보상을 받는 것으로, 대토사업자들은 원금의 2배 가까운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하는 반면, LH는 타지역 사례를 예를들며 대토리츠를 통하여 약 35%에서 60%의 높은 수익률을 누릴 수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또한 LH에서 제공한 자료를 보면 과거 성남판교 이주자택지 공급가격이 4.6억원이었으나 최근 시세는 16억원으로 약 11.4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에 반해 상가 임차인의 경우 4개월치 영업보상과 감정가격으로 매입할 수 있는 상가 약 6평 정도가 주어진 혜택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LH직원의 일탈행위는 단순히 보상을 노린것 보다 이런 간접보상(대토보상 등)의 특혜를 목적으로 투기를 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2018말 신도시 발표 이후 수용지역에서 식당등을 운영하는 임차인들은 수용지역이라는 이유 때문에 고객이 점차 줄어들고 식당 운영도 예전같지 않다고들 한다. 이런 와중에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더욱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남교산신도시의 경우 2020년말인 1년전부터 토지보상이 지급되었고, 토지에 대한 소유권이 대부분 사업시행자에게 넘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임차인들은 예전과 같은 임차료를 똑같이 지급하고 있다. 즉, 건물만 소유하고 있는 건물주에게 토지와 건물 임차료를 모두 지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토지 및 건물 소유자들 중 일부는 임대료를 계속 받아야 되기 때문에 지장물조사를 거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정말 억울하고 피눈물이 나는 광경이 아닌가 싶다.

임차인들은 얼마되지 않는 영업보상을 받기 위해서는 지장물조사와 보상액이 산정될때까지 영업장을 계속운영하여야 한다. 이때문에 영업장을 폐업하지도 못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지도 못하고 손해를 보면서 계속 영업을 해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자행되고 있다.

필자는 5년 가까이 하남교산3기신도시 수용지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임차인이다. 신도시 발표이후 3년이 지나가고 있지만, 임차인인 내게 안내문 또는 통지서 하나 오지 않았다. 이렇듯 사업시행자는 임차인들을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다.

최근 LH 직원들의 일탈행위로 LH 조직이 구조조정을 강제로 당하고 있는듯 하다. 이런 이유인지 몰라도 하남교산신도시의 사업주체인 LH는 지장물에 대한 목록조차 확정하지 않고 있다. 또한 지장물보상이 언제 끝날지 예상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미 토지에 대한 소유권을 사업시행자가 확보하였기 때문에 피수용자들이 지칠때까지 기다려 보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최근 지장물조사 찬성과 반대하는 주민들 간에 고성이 오가고 분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이런 원주민들간의 싸움을 사업시행자는 즐기고 있는듯 한 느낌이 든다.

이에 주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고 고통을 분담해야할 하남시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또한 지역 의원들은 이런 문제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피수용자들이 하소연하고 기대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코로나19로 인하여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많은 언론을 통하여 듣고 있다. 그러나 3기신도시 피수용자 중 임차인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들이 없다. 임차인들은 경제적인 약자라는 인식 때문인지, 그저 마음 속으로 울분을 토하고 그저 참고 견디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듯 하다.

이제 추운 겨울로 접어들었다. 피수용자인 임차인들이 힘을 내고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기이다. 사업시행자나 하남시는 소유자들에 대한 관심만큼 임차인들 대해서도 세심한 배려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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