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미래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 무 영

 검찰총장에 대한 설왕설래로 한 해가 저물 전망이다. 그동안 꾸준히 대두된 검찰개혁이라는 명제에 대해 서로 상이한 해석으로 대립 구도가 형성되더니 본격적인 진영논리에 빠져 이전투구 하고 있다. 결국 헌정사상 초유로 검찰총장의 2개월 감봉이라는 징계가 내려지고 대통령 재가까지 났지만 행정 소송을 통해 불합리함을 가린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굳이 한쪽 편을 들지 않더라도 결국 어느 쪽이 되었던 깊은 상처를 받게 될 것이 자명해진다.

그 와중에 급기야 여당 언저리에서 검찰총장을 타깃으로 한‘윤석열 출마 금지법’을 입법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판․검사를 콕 집어서 퇴임 후 1년이 안 되면 어떤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법이다. 아무리 국회의원 개개인이 입법기관이라 하더라도 입법이 권력자가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되어버린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들어 개운치가 않다. 어느 개인을 대상으로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장난질 수준의 엉터리 법안을 발의 한 사람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쓴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그들은 다름 아닌 여권 내에서도 소위‘모지리’라 불리는 의원 10여 명이 발의했기에 더욱더 그렇다.

공식적인 정부입법 수립은 입법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관계기관 협의, 영향 평가, 법제처 심사를 거쳐 국회에 제출되면 국회 심의의결과 국무회의를 통한 대통령 재가 등 총 14단계를 거처 공표된다. 그에 드는 기간은 일부 조정이 되기도 하지만, 공식적으로 187일~304일이 걸린다. 법령의 종류 및 내용 등에 따라 소요기간이 달라질 수 있지만, 행정부 내에서의 입법과정에 소요되는 기간은 대략 약 5~7개월 정도 소요되는 것이 보통이나 단축․연장될 수도 있다. 이처럼 입법은 법제교육포털에서 법령체계와 입법과정을 통해 공식화되고 있다.

법은 정확한 법 이론에 따라 해석되고 만들어져야 한다. 법은 법리를 따지는 상대에 따라 그 해석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변호사는 의뢰인에게 합당한 법리해석으로 재판에서 다투며 판사의 법 해석을 설득함으로써 유리한 선고를 유도한다. 이러한 법은 도깨비방망이 휘두르듯 뚝딱하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번에 입법을 공언한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마치 중국의 문화대혁명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홍위병’이 생각난다.

중국의 문화 대혁명은 개혁을 앞세운‘대 약진 운동’으로 1,000만여 명에 달하는 홍위병의 붉은 완장이 전국을 휘몰아쳤고 내란으로까지 치달으면서‘천안문 사태’를 통해 몰락하고 만다. 몰락 후 홍위병들 대부분이 농장으로 쫓겨나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권력을 맹목적으로 옹호하며 휘두르다 보면 감정에 쉽게 치우치게 되고 결국 할 말 못할 말이나 행동을 구분 못하고 듣기 거북한 말과 과격한 행동도 불사하게 된다. 또한 의원의 대부분은 자만심에 싸여 자신의 책상머리에 앉아서 모든 제도를 다양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고 만다. 그런 착각이 개인의 권위를 망각하고 집단 이익을 강조하면서 정치권력을 우선한 전체주의에 몰입하게 된다.

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거니와 그 법을 부정한 방법이나 아전인수 격으로 고쳐가면서 권력을 농단하게 되면 전체주의에 빠져 홍위병처럼‘권력 십 년 화무십일홍’이 되기에 십상이다. 따라서 법을 사람을 차별하면서 적용하거나 도깨비방망이로 찍어 내듯이 함부로 만들거나 권력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킨다면 결국 그 권력은 무너지고 만다. 영원할 것 같은 권력도 오래가지 못함을 명심 또 명심해야 한다. 국민의 심판은 늘 공평하고 공정하며 정의롭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다. 이번에 거대 여당의 힘을 여지없이 드러내면서‘권력기관 개혁 3법’인 공수처법을 비롯한 국정원법, 경찰․법원 조직개혁법 등을 통과시키면서 전체주의에 진입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요즘은 부모 재산 상속 4억 원을 제한하는‘상속 증여법’을 제안하는가 하면, 건물주를 대상으로 한‘임대료 제한법’도 만들겠다고 하는 등 전체주의 진입에 속도를 내는 것 같다. 이렇게 법을 도깨비방망이처럼 뚝딱하고 찍어 낸다면 언젠가는 그 법에 의해 무너질 수도 있음을 간과하면 안 될 것이다. 국민은 나약한 것 같지만 힘을 모으면 괴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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