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하남미래발전위원회 운영위원장·이학박사- 최 무 영

 우리나라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38세의 무관인 이준석의 유쾌한 반란이었다. 이번 경우를 보며 크게 세 가지의 생각을 하는 사람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자 알 됐다. 그래야 변화하지!”, 둘째로 “글쎄, 어떻게 될 것인가는 두고 봐야지?”, 마지막으로 “어찌 이런 천지개벽 할 일이?” 라고 할 것이다. 처음 사람은 그동안 야당의 변화를 부르짖으며 돌풍을 기대하던 사람이고, 다음은 젊은 피의 돌풍이 당혹스러우면서도 은근히 앞길을 기대하는 사람일 것이다. 마지막은 수구 보수로 자신의 정체성에 갇혀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다.

이번 돌풍은 우리에게 몇 가지 깨달음을 준다. 민주화 이후 단 한 번의 세대교체 없이 끼리끼리 편 가르며 기득권에 안주하고 있는 정치판을 혁신하라는 국민의 여망이 담겨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좋든 싫든 세대교체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다가오고 있기에, 이 돌풍은 기득권의 철옹성에서 겁 없이 뛰노는 운동권 586을 하루아침에 ‘꼰대 세대’로 만들어 버렸다. 즉, 1980년대의 운동권 기득권을 혁파하고 한국정치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라는 국민의 명령이다.

민주화 이후 어느 정권 때보다 간절한 정권교체 열망이 만들어 낸 창작품이다. 특히 정치권의 지각변동으로 그 어느 때 보다 약화 된 야권에 대한 실망감에 따른 간절한 열망인 환골탈태의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세대교체를 선택한 것이다. 이 선택은 기성정치에 대한 과감한 수술과 586 운동권의 트레이드마크인 기득권을 혁파하려는 여망을 가진 국민이 이심전심으로 의기투합했고, 그 상징적인 의지가 세대교체임을 직시하고 청년후보를 택한 것이다.

이런 민심의 태풍 앞에서 노련하다기보다, 노회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기성 정치인들의 셈법과 전술은 추풍낙엽처럼 흩어져 내리고 말았다. 그동안 생동감 넘치고 당돌하기까지 한 청년을 향해 계파론을 내세우더니 영남차별론 까지 들먹이며 자신들의 뇌 구조가 얼마나 낡았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며 무너지고 말았다. 민심의 태풍이 소위 정치공학자의 예상을 쓸고 지나가며 청년 세대교체를 이룩했다.

이제 거대한 대한민국을 끌고 갈 야당 대표로서 민심 변화의 도구로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환골탈태하라는 민심의 명령을 가슴에 새기며, 그에게 주어진 수많은 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 더욱이 ‘국민의힘’이라는 당명이 ‘국민의짐’이라 비아냥대는 여론을 겸허히 수렴하여 민심의 여망을 이루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몸 바쳐야 한다. 그가 넘어야 할 고비는 헤아릴 수없이 많을 것이다. 아무리 엔진을 새것으로 교체하고 혈기 왕성한 기관사라 하더라도 그가 달려가야 할 기존에 깔린 선로는 절대로 평탄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그는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따라서 젊은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중차대한 많은 일이 그의 어깨에서 넘실댈 것이다. 그도 각오하듯 “내게 당 대표는 독이 든 성배”라며 반드시 차기 대통령을 만들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대권 창출을 못 하면 조기 정계 은퇴를 할 각오로 배수의 진을 치고 있다. 젊은 피답게 공정한 경쟁을 통한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당찬 각오를 숨기지 않고 있다.

안정과 서열을 중시하는 보수 야당에서 먼저 이런 변화가 몰아쳤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치뿐 아니라 사회 각 분야에서 기성세대에 막혀 질식사하기 직전인 젊은이의 아우성을 겸허히 받아들여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기존의 보수정당에서 중진들과의 소통이나 당 장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보여주었듯이 걱정스럽지만, 변화를 바라는 다수의 중진의원이 정권교체의 대의 하에 세대교체를 받아들인 현상을 보았을 때 힘을 실어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실 그렇게 해야 변화할 수 있고 정치발전과 함께 국가발전도 이룩할 수 있다. 미래를 향한 물결에 동참하여 새로운 미래를 향해 함께 나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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