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하남신문대표 한태수

저급하고 민망한 국회, 그래도 국민은 희망을 꿈꾸고 있다.

국회를 보면 놀라움과 한숨이 절로 나온다. 자유당 시절만도 못한 난잡한 행동들이 지금도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들이 다 모인 곳이 국회이다. 요즘 국회의원들은 서로 싸우면서 부끄러움도 민망함도 없다. 예전에는 정치풍자 코미디 프로가 인기가 많이 있었다. 지금의 국회를 보면 예전의 코미디 프로를 생각나게 한다. 편을 갈라 완장을 차고 오로지 회장님을 위하여를 외치던 코미디 프로는 최고의 인기를 누렸었다.

눈은 티브이를 보고 있지만 머리는 국회를 생각하며 봤던 코미디 이다. 그런데 40여년전 그때의 코미디 프로를 지금의 국회에 그대로 옮겨 놓은 모습이다. 한마디 한마디가 누구를 위한 말인지 누구나 알 수 있다. 한사람을 감싸주기 위해서 거친 말과 행동을 서슴없이 해댄다. 이런 국회의원들은 국민들이 볼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 그 이유는 다음에 그분으로부터 공천을 받으면 국민은 무조건 찍어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국민들도 정치인에 대한 기대는 포기한지 오래지만, 항상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살고 있다. 몇 년 전 인문학에 대한 열풍이 분 적이 있었다. 티브이 마다 인문학에 대한 강좌가 개설되고 공자나 노자를 주제로 한 강의가 인기를 얻으며 방영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기술과 문명이 발전하는 사회에서 인문학이 강조된 이유는 무엇일까. 문명을 유지하고 발전하려면 그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인성과 질서의식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명이 발전한다고 정치도 같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오산이다. 발전된 기술을 이용해 범죄를 저지르고 죄의식마저 없어지는 사회가 온다면 인류는 어떻게 되겠는가, 요즘 문제가 되는 보이스 피싱이나 컴퓨터해킹이 이런 범죄들이다. 이러한 범죄는 범죄조직이나 국가 차원에서도 이루어진다. 기술이 부족하고 예방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이다. 이러한 범죄는 근원을 찾기도 힘들고 누가 했는지도 알 수가 없다. 국회에서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도 국민의 입장에서는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범죄나 마찬가지이다.

교육수준과 인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은 학습효과를 통해 알 수 있다. 예비군복을 입혀놓고 막걸리 한잔 하고 나면 집단의식이 발동하고 이성이 와해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지나가는 사람이 보거나 말거나 전주대로 몰려가 집단으로 노상방뇨를 자행한다. 지금 국회에서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국회는 서로 다른 완장을 차고 상대와 싸우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다. 국회의원은 각자가 국민을 대표하는 한 사람 한 사람이다. 국회의원 한사람의 의사 결정은 각 지역구 국민들을 대표해서 행사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은 수백 명이 있지만 국민들은 한 사람 한 사람을 구분하고 지켜본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무시한다.

국민의 눈에는 자기부터 살아야하고 권력에 먼저 충성하고 있는 것이 정치인이다. 그들은 뻔뻔한 것을 충정이라고 되새기며 철면피로 지내다가, 4년에 한번 선거 때에만 공손해 하는 사람으로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속고 또 속으면서 선거 때만 되면 다시 찍어줄 수밖에 없는 잘못된 진영논리에 국민들은 불만이 많다. 그러나 이런 잘못된 구조를 만들고 이용해온 정치인은 절대 바꾸려 하지 않는다.

일당독재 같은 대통령제, 승자독식의 양당제. 계파중심의 정당구조, 나눠먹기 공천방식, 등 기득권을 지키려는 정치인들은 저항이 강하다. 계파와 인맥 그리고 돈을 상납 받는 공천방식, 이런 특혜가 유지될수록 기존의 정치인은 권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세월이가면 정치도 변하겠지 기대하지만 그것은 어리석은 생각이다. 진통 없이는 절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정치인들이다. 특히 지역을 연고로 하는 정당의 특성과 진영의 논리아래 무조건 지지하는 시민의식이 정치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또 아무런 권리도 의견도 반영되지 않으면서 당의 입장만 지지해야하는 일반 당원제도도 개선되어야 한다. 소속 정당이 하는 일에 무조건 따라야하고, 합리화하는데 동원되며, 그러므로 자기주장은 표현도 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 당원 제도의 잘못된 점이다. 인정 때문에 거절하지 못하고 지연이나 인맥의 부탁으로 정당에 가입하는 것부터, 국민들이 잘못된 정치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잘못된 정당운영 방식에 국민이 대응하는 방법은 정당에 가입하지 않고, 일을 잘하는 정당을 그때그때 지지하는 것이 국민의 주권을 찾는 올바른 자세이다. 정치인을 비난해본들 그들은 스스로 변하지 않는다. 국민들이 먼저 변해야 정치도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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